
2024년 프랑스·벨기에 합작 드라마 영화 《비방(Vivants)》은 뉴스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상 기자들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저널리즘의 본질을 찾아 나서는 이들의 여정을 통해, 언론 환경의 변화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적인 고뇌를 진지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깔끔한 연출과 뛰어난 앙상블 캐스팅, 그리고 절제된 서사 속에도 깊은 울림이 있는 대사가 돋보이며, 언론에 관심 있는 관객은 물론 진실을 좇는 모든 이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마지막에는 제 남편 스테판의 솔직 후기가 따르니 같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기본 정보
- 원제: Vivants (뜻: 살아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영화에서는 진실을 좇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사람들이라는 은유적 표현)
- 장르: 드라마
- 제작국가: 프랑스, 벨기에
- 상영시간: 1시간 23분
- 개봉일: 2024년 2월 14일 (프랑스, 벨기에)
- 감독: 알릭스 들라포르트 (Alix Delaporte)
- 각본: 알릭스 들라포르트, 알랭 르 앙리 (Alain Le Henry)
- 배급사: Pyramide Distribution
줄거리
30대의 젊은 저널리스트 가브리엘은 프랑스 최고의 보도 프로그램 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상과 달리, 현장에서는 줄어드는 예산과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기자들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편집장 뱅상과 팀원들은 진실을 보도하고자 하는 사명감과 유머, 동료애로 버텨가지만, 현실은 점점 더 냉혹해지고 그들의 열정은 시험대에 오릅니다. 이들은 과연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가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요?
등장인물과 캐스팅
- 가브리엘 역: 앨리스 이자아즈 (Alice Isaaz)
- 뱅상 (편집장) 역: 로슈디 젬 (Roschdy Zem)
- 리포터 역: 뱅상 엘바즈 (Vincent Elbaz)
- 동료 기자 역: 파스칼 아르비요 (Pascale Arbillot), 피에르 로탱 (Pierre Lottin), 장 샤를 클리셰 (Jean-Charles Clichet), 그레고리 르프랭스-랭게 (Grégoire Leprince-Ringuet), 프랑수아 드 브로에르 (François De Brauer), 막심 다보빌 (Maxime d'Aboville), 니콜라 카르팡티에 (Nicolas Carpentier) 등
영화 관람 포인트
- 현실적인 언론 묘사
기자들의 업무 환경을 과장 없이 현실감 있게 그렸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특히 현장에 나가야 하는 방송기자의 고충, 데스크와의 긴장 관계, 정보 검증 과정 등이 상세히 담겨 있어 실제 언론계 종사자라면 공감할 만한 지점이 많습니다. - 절제된 연출과 감정
감독 알릭스 들라포르트는 감정 과잉 없이 담백한 시선으로 인물들을 따라갑니다. 극적인 전환보다는 기자들의 일상 속에서 쌓여가는 피로감과 긴장을 통해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 탁월한 연기 앙상블
특히 앨리스 이자아즈와 로슈디 젬의 조합이 인상적입니다. 강한 신념을 지닌 편집장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신참 기자의 긴장감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몰입도를 높입니다. - 미디어 환경에 대한 성찰
SNS와 스트리밍 중심으로 바뀐 정보 생태계, 그리고 점점 사라져 가는 탐사보도... 영화는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비판하거나 단순히 옹호하지 않고, 그 안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진실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
기자는 결국 진실을 찾기 위해 존재하는 직업이지만, 영화는 그 이전에 이들도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 직업적 정체성과 소명의식에 대한 질문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수상 내역과 평가
국제적인 영화제 수상 소식은 없지만, 프랑스 내 여러 언론에서 높은 평점을 받고 있으며, 언론인의 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보기 드문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몇몇 평론가는 영화가 언론 구조 자체에 대한 비판을 보다 날카롭게 담아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테판의 솔직 후기
영화 《비방(Vivants)》은 영상 기자라는 직업과 그 일을 해내는 사람들에 대해 매우 흥미롭게 다룬 작품이다. 연기 또한 훌륭한 배우들의 조화로운 팀워크 덕분에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덧붙이자면, 단체 촬영 장면과 등장인물들의 개별 사진으로 구성된 포스터 역시 인상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영화가 고발의 수위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이 직업과 팀워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잘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더 바랐던 것은, 저널리즘의 방향을 바꾸고 있는 의사결정자들―즉, 점점 탐사보도에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파장을 일으키거나 날카로운 주제를 파고드는 대신 미리 편집된 정보만을 받아 전하는 ‘가짜 언론인’들을 키우는 대형 방송사들―에 대한 비판이 보다 깊이 있게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결국 영화는 현실을 조명하지만, 현실에 제대로 맞서진 않는다.
원문:
« Vivants » est un film très intéressant sur le métier de journaliste-reporter d’image et les personnes qui le font et très bien interprété par une belle équipe d’actrices et d’acteurs (au passage, très belle affiche avec la photo de groupe en situation et les photos individuelles des protagonistes) mais on regrette que le film n’aille pas plus loin dans la dénonciation : le scénario montre le métier, le travail d’équipe et ses difficultés mais c’est tout. On aurait aimé une critique plus développée du changement de cap des donneurs d’ordre, les chaînes de télévision généralistes qui laissent de moins en moins de place et de moyens au journalisme d’investigation au profit de pseudo-journalistes qui se contentent de récupérer des flux d’info tout prêts sans faire de vague ou déterrer des sujets inédits et poil à gratter.
마무리
《비방(Vivants)》은 언론과 진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은 작품입니다. 격변하는 정보 시대 속에서도 기자의 사명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은 직업을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것입니다. 저널리즘, 다큐멘터리,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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