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2024) - 죽음 너머의 유머와 연민이 있는 청춘 뱀파이어 로드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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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거야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나는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는 캐나다 퀘벡에서 건너온 놀랍도록 독창적인 뱀파이어 영화다. 제목부터 이례적이다. 죽이지 않기 위해 창의력을 짜내야 하는 흡혈귀. 과연 그게 가능할까?

이 영화는 전형적인 공포 영화도, 단순한 청춘 영화도 아니다. 자살을 꿈꾸는 소년과, 죽이는 걸 거부하는 뱀파이어 소녀의 ‘교환 여행’을 통해 삶과 죽음, 전통과 개성, 규율과 자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감독 아리안 루이즈-세즈는 자신의 첫 장편에서 독특한 상상력을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펼쳐 보이며, 뱀파이어 장르를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시킨다.

 

영화 기본 정보

  • 제목: 나는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 영문 제목: Humanist Vampire Seeking Consenting Suicidal Person
  • 장르: 코미디, 공포
  • 감독: 아리안 루이즈-세즈 (Ariane Louis-Seize)
  • 각본: 아리안 루이즈-세즈, 크리스틴 도용 (Christine Doyon)
  • 제작국가: 캐나다 (퀘벡)
  • 상영시간: 1시간 31분
  • 개봉일:
    • 캐나다: 2023년 10월 13일
    • 프랑스: 2024년 3월 20일
    • 한국: 2024년 5월
  • 배급사: Wayna Pitch

 

영화 줄거리

사샤는 피를 마셔야만 살아갈 수 있는 흡혈귀 소녀지만, 너무도 인간적인 마음 때문에 남을 해치는 걸 견디지 못한다. 이런 그녀를 보며 부모는 실망하고, 급기야 더 이상 피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위기에 몰린 사샤 앞에, 삶을 끝내고 싶은 소년 폴이 나타난다.
"나는 죽고 싶어. 너는 피가 필요하잖아. 내 인생을 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폴은 마지막 소원을 이루는 조건으로 사샤에게 자신을 죽일 권리를 건넨다. 이들의 밤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둘은 여행을 거듭하며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죽음을 향한 길이 어느새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등장인물 및 캐스팅

  • 사라 몽페티 (Sara Montpetit) — 사샤 역
    뱀파이어로서의 정체성과 윤리적 신념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소년. 캐릭터의 섬세한 내면을 안정적인 연기로 표현했다.
  • 펠릭스 앙투안 베나르 (Félix-Antoine Bénard) — 폴 역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삶을 놓으려 했지만, 사샤와의 만남으로 예상 밖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 스티브 라플랑트, 소피 카디유, 마리 브라사르
    사샤의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은 흡혈귀 가문으로서의 전통을 고수하며, 사샤에게 ‘가문다운 삶’을 요구한다.

 

영화 관람 포인트

🧠 1. 창의적인 장르 전복

흡혈귀는 본래 두려움의 상징이지만, 이 영화는 피를 거부하는 존재를 내세우며 그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죽이는 건 쉬워. 살리는 게 어려운 거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 2. 절묘한 블랙 코미디 감성

피를 Capri-Sun처럼 팩에 담아 마시고, 인간을 정중하게 대하면서도 잔혹한 설정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유머가 영화 전체에 녹아 있다.

 

🎨 3. 시적인 미장센과 영화적 분위기

붉고 푸른 색채가 반복되는 고딕적 비주얼, 사샤가 인간의 경동맥을 바라보는 클로즈업 등은 긴장감과 예술성을 동시에 부여한다.

 

🚸 4. 전통을 넘어선 정체성 찾기

흡혈귀 가족에게서 물려받은 ‘운명’을 스스로 정의하려는 사샤의 여정은 자신만의 윤리를 만들어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상 내역

  • 🎬 베니스 국제영화제 (80회, 2023)
    • Europa Cinemas Label Award 수상
      → 유럽 영화 극장 협회가 선정하는 유럽 영화 부문 최고의 작품
  • 🎭 퀘벡 시네마 어워즈 – Prix Iris (2024)
    •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 사라 몽페티 (Sara Montpetit)
  • 🏅 Montréal Festival du Nouveau Cinéma (2023)
    • 관객상 수상

 

스테판의 솔직 후기

퀘벡에서 다시 한번 찾아온 아주 반가운 놀라움이었다.
아리안 루이즈-세즈 감독의 첫 장편영화는 자신의 정체성을 거부하려는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로, 적절하게 비틀린 시선과 날카로운 대사, 그리고 캡리썬처럼 마시는 피 주머니 같은 독특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인간을 고리에 매달아 천천히 피를 뽑아내고, 그 피를 음료 팩처럼 들이켜는 설정은 잔혹하지만 기묘하게 유쾌하다.
나는 특히 목덜미나 경동맥을 탐욕스럽게 응시하는 클로즈업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마치 제과점 진열대에 놓인 케이크를 군침 돌며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랄까. 먹기 전의 욕망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된 순간이었다.

이 영화를 요약하자면, 나는 종교의 세습과 비교하고 싶다. 가정으로부터 물려받은 신념과 전통을 때로는 의심하고,
그것을 재해석하고 다시 실천함으로써 자기만의 길과 믿음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마무리

《나는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는 피를 마시지 않으려는 흡혈귀의 이야기지만, 결국엔 살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 대한 영화다.

괴물처럼 보이는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인간적이다.
그리고 그 인간성은, 창의력과 선택, 감정과 공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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