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메뉴 《The Menu, 2022》 - 고요한 섬 위에 펼쳐지는 잔혹한 미식 테러, 요리는 예술이지만 식사는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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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메뉴 한국어 포스터

《더 메뉴》(The Menu)는 평범한 커플이 고급 레스토랑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서스펜스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와 계급구조를 예리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섬이라는 밀폐된 공간, 단 하나의 코스 요리, 오직 한 명의 셰프. 영화는 음식을 매개로 인간의 욕망, 자만심, 위선, 허영을 칼날처럼 해부하며, 극도의 미장센과 긴장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랄프 파인즈안야 테일러 조이의 명연기, 그리고 서서히 끓어오르는 불안감은 《더 메뉴》를 단순한 요리 영화가 아닌, 장르를 넘나드는 현대적 스릴러로 승화시킨다. 지금 이 글을 통해 영화의 깊은 의미와 숨겨진 맛을 음미해 보자. (끝에 남편 스테판의 솔직 후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기본 정보

  • 원제: The Menu
  • 장르: 드라마, 스릴러, 코미디, 공포
  • 국가: 미국
  • 러닝타임: 1시간 46분
  • 개봉일:
    • 미국: 2022년 11월 18일
    • 프랑스: 2022년 11월 23일
    • 한국: 2022년 12월 7일
  • 감독: 마크 마일로드 (Mark Mylod)
  • 각본: 세스 리스, 윌 트레이시
  • 제작: 케이티 굿슨, 베치 코치, 아담 맥케이 외
  • 배급: 서치라이트 픽쳐스, 디즈니 프랑스
  • 음악: 《The Menu: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더 메뉴 줄거리

젊은 커플 마고와 타일러는 전 세계 미식가들의 꿈의 공간으로 불리는 고급 레스토랑 호손(Hawthorne)을 방문한다. 이 레스토랑은 외딴 섬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약자만 방문 가능한 독점적인 공간이다. 이들을 맞이하는 셰프 슬로윅은 자신의 요리에 대한 신념이 극단적인 인물로, 단순한 식사가 아닌 예술 작품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예술’에는 상상도 못 한 충격적인 비밀과 메시지가 담겨 있다. 코스가 하나씩 진행될수록 손님들은 자신들이 어떤 ‘플레이팅’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완벽하게 설계된 저녁 식사 속, 누가 요리되고,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등장인물과 캐스팅

  • 셰프 슬로윅랄프 파인즈: 예술과 요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미스터리한 인물
  • 마고안야 테일러 조이: 정체를 숨기고 식사에 참여한 인물
  • 타일러 – 니콜라스 홀트: 셰프를 광적으로 숭배하는 미식가
  • 영화배우 – 존 레귀자모: 셰프의 원한 대상 중 하나
  • 엘사 – 홍 차우: 레스토랑 운영을 철저히 통제하는 스태프
  • 릴리안 – 자넷 맥티어: 비평가, 요리를 예술로 해석하지만 결국 본질을 놓친다

 

영화 관람 포인트

1. 긴장감의 미학 – 식사라는 형식에 담긴 공포

《더 메뉴》는 슬래셔 영화처럼 피가 튀기거나 직접적인 폭력보다, 예고된 죽음이라는 설정 속에서 서서히 조여 오는 공포를 활용한다. 관객은 각 코스가 등장할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궁금증과 불안감에 휩싸인다. 식사는 곧 심판이고, 요리는 복수의 도구가 된다.

 

2. 랄프 파인즈의 대체불가 연기

그가 연기한 슬로윅 셰프는 공포의 아이콘인 한니발 렉터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섬뜩하면서도 우아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그의 표정 하나, 손짓 하나가 극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한다.

 

3. 풍자와 메시지 – 현대 사회의 자화상

미식가, 인플루언서, 음식 비평가, 연예인, 억만장자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하나의 테이블에 앉아 있다. 셰프는 이들을 조롱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평가한다. 이는 마치 현대 사회의 허영과 탐욕을 무대 위에 그대로 올려놓은 듯한 풍경이다.

 

4. 음식 연출과 미장센

셰프의 요리는 실제로 고급 식당의 플레이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점점 기괴함으로 바뀌며, 음식이 주는 시각적 쾌감은 곧 공포로 전환된다. “아름다운 것을 두려워하게 만든다”는 영화의 의도가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수상 내역과 평가

  • 2023년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최우수 공포영화상 후보
  • 2023년 새턴 어워즈: 최우수 스릴러 영화상 노미네이트
  • Rotten Tomatoes: 평론가 평점 88%, 관객 점수 76%
  • Metacritic: 71점 (Generally favorable)

비평가들은 풍자적 요소와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으며, 특히 안야 테일러 조이와 랄프 파인즈의 대립 구도가 극에 큰 힘을 실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스테판의 솔직 후기

《더 메뉴》는 독창적인 스릴러 영화로, 주인공의 직업에 대한 과도할 정도의 자부심과 집착을 중심으로 공포의 분위기를 천천히, 그러나 정교하게 쌓아간다. 각 요리 코스에 맞춰 전개되는 연출과 완벽에 가까운 연기 덕분에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 속에 머물게 된다. 《더 보일링 포인트》, 《라 브리가드》, 《텅드르 에 세 냥》, 그리고 《더 메뉴》까지, 2022년은 미식과 요리를 중심으로 한 영화들이 돋보인 해였다. 이 작품 역시 상영관들로부터 기회를 얻는 데 성공했고, 개봉 이후 10주가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상영관을 채우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마무리

《더 메뉴》는 음식과 공포, 풍자와 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이다. 단순히 셰프가 사람들을 위협하는 스릴러로 보기엔 그 메시지의 깊이가 만만치 않다. 소비자와 창작자, 허영과 정체성, 그리고 욕망과 정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셰프 슬로윅의 식사는 관객에게도 고통스럽지만 소화 가능한 의미를 남긴다. 2022년 최고의 미식 영화이자, 가장 불편한 저녁 식사를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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