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 프롬 헤븐 (Boy from Heaven, 2022) - 권력과 신앙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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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이 프롬 헤븐 포스터
영화 보이 프롬 헤븐 포스터

2022년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스릴러 드라마 〈보이 프롬 헤븐〉(원제: Boy from Heaven)는 종교와 권력이 맞물린 세계에서 한 청년의 눈을 통해 본 이슬람권 내부의 복잡한 권력 다툼을 다룬 작품이다. 이집트의 명문 대학 알아즈하르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종교와 정치 간의 음모, 그 속에 휘말린 주인공 아담의 고뇌가 날카롭게 펼쳐진다. 이 영화는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 4개국의 공동 제작으로 이루어졌으며,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집트 정권과 종교 권위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 용기가 돋보인다. 블로그 말미에 제 남편 스테판의 솔직 후기가 뒤따릅니다.

 

영화 기본 정보

  • 제목: 보이 프롬 (La Conspiration du Caire / Boy from Heaven)
  • 장르: 스릴러, 드라마
  • 감독: 타릭 살레 (Tarik Saleh)
  • 각본: 타릭 살레
  • 제작국: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
  • 상영 시간: 1시간 59분
  • 개봉일: 2022년 10월 26일 (프랑스)
  • 배급사: 멘토 필름스 (Memento Films Distribution)
  • OST: Music by Krister Linder
  • 공식언어: 아랍어
  • 영화 등급: 15세 이상 관람

 

 보이 프롬 헤븐 줄거리

이집트 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순박한 청년 아담은 전액 장학금을 받아 이슬람 수니파 최고 권위 교육기관인 카이로의 알아즈하르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입학 첫날, 대학의 최고 종교 지도자인 ‘그랜드 이맘’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아담은 알지 못한 채 국가 권력과 종교 권위 사이의 음모 속으로 빠져든다. 정보기관 요원 ‘이브라힘’의 요청으로 스파이 역할까지 맡게 된 아담은 점점 도덕적 딜레마와 위험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한 개인의 순수한 신념과 권력의 모순이 충돌하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종교 드라마가 아닌 현대 중동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정치 스릴러다.

 

 

등장인물과 캐스팅

  • 아담 (Tawfeek Barhom): 어부의 아들로, 순수한 신앙심을 갖고 알아즈하르에 입학하지만, 곧 권력의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인물.
  • 이브라힘 (Fares Fares): 이집트 정보기관 요원으로,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가. 아담을 끌어들이며 사건의 중심을 주도.
  • 알 사크란 장군 (Mohammad Bakri): 군과 정치권의 핵심 권력자로, 종교계의 지도자 선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침.
  • 셰이크 네그름 (Makram Khoury): 종교적 신념을 지키려는 노교수, 체제 비판적인 지식인.
  • 지조 (Mehdi Dehbi): 아담의 룸메이트,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모략의 중심인물 중 하나.
  • 셰이크 두라니 (Ramzi Choukair): 차기 그랜드 이맘 후보 중 하나로, 종교 권력의 상징적 인물.
  • 알라스푸르 (Abduljabbar Alsuhili): 학생들 사이에 감시 역할을 수행하는 정보원.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이념, 신념, 정치적 야망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으며, 각자의 입장에서 ‘신’과 ‘국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

 

영화 관람 포인트

  1. 중동 정치의 숨겨진 민낯을 보는 듯한 스토리
    단순히 이슬람 교육기관 내부의 갈등을 넘어서, 이집트라는 국가가 지닌 권력 구조의 민낯을 생생히 드러낸다. 영화는 정치와 종교가 하나로 얽힌 체제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그 속에서 개개인이 어떻게 도구로 이용되는지를 조명한다.
  2. 한 청년의 성장 서사이자 도덕적 딜레마
    순수한 신앙으로 대학에 입학한 아담이 점점 타인의 욕망과 권력 다툼에 휘말리면서 인간적으로 무너지고, 동시에 스스로의 신념을 돌아보게 되는 여정은 매우 감정적으로 깊다.
  3.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에 빛나는 서사 구조
    플롯은 매우 치밀하게 짜여 있으며, 한 치의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전개는 마치 체스 게임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느껴지는 불안감은 현실에서 벌어질 법한 스파이 드라마에 가까워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4. 리얼리즘을 강조한 영상미와 연출
    대부분 카이로 현지 로케이션 혹은 모로코에서 촬영된 이 작품은 이슬람 문화의 디테일을 철저히 재현해 냈다. 전통 복식, 예배 장면, 아랍어 대사 등은 문화적 몰입감을 높여준다.
  5. 현대 사회의 ‘신과 권력’에 대한 질문
    종교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종교 지도자는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가, 신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영화는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던진다.

 

수상 내역과 평가

  • 2022년 칸 영화제 각본상 (Prix du Scénario) 수상
  • 스웨덴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후보
  • Rotten Tomatoes 평점 90% 이상
  • 세계 각국 영화제에서 극찬 받은 시나리오와 연출

비평가들은 이 영화를 "현대 중동 스릴러의 정수", "리얼리즘과 철학적 깊이를 갖춘 정치 드라마"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타릭 살레 감독의 용기 있는 시선과 배우들의 내면 연기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테판의 솔직 후기

이 영화는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의 공동 제작으로, 권위주의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종교와 국가 권력 간의 유착을 강하게 고발하고 있다. (상기하자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집트는 민주주의 지수에서 10점 만점 중 3점 미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37%를 차지하는 59개의 권위주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비록 영화는 다소 느리게 시작되지만, 곧바로 이야기가 가진 복잡성과 주인공이 처하게 되는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 속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이 영화가 묘사하는 세계는 정치, 경찰, 사법, 종교, 언론의 권력이 모두 동일한 세력에게 집중되어 있는 나라다.

이 스릴러는 1986년 작 장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지만, 개인적인 평가로는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에 장미의 이름이 더 뛰어나다고 느껴졌다.

〈보이 프롬 헤븐〉은 많은 종교적 ‘신자’들이 설교의 내용을 다시금 곱씹어 보게 만들 작품이며, 이집트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이 같은 현대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감독 타릭 살레의 용기는 분명히 인정받아야 한다.

 

원문: 

Cette coproduction de Suède, France, Finlande et Danemark dénonce avant tout la collusion entre religion et Etat dans des pays autoritaires (pour mémoire, l’Egypte, où se passe l’action, a moins de 3/10 à l’indice de démocratie et figure parmi les 59 régimes autoritaires référencés qui représentent 37% de la population mondiale). Même si le film démarre lentement, on rentre vite dans toute la complexité de l’intrigue et dans la situation inextricable du héros dans un pays où pouvoirs politique, policier, judiciaire, religieux et médiatique sont aux mains des mêmes personnes. Ce thriller fait beaucoup penser à son modèle « Le Nom de la Rose » (1986) qui, pour moi, est supérieur, grâce à la qualité de l’interprétation. « La Conspiration du Caire » devrait être vu par nombre de « fidèles » pour se poser les bonnes questions sur le contenu des prêches. Reconnaissons le courage du réalisateur Tarik Saleh de sortir un tel film contemporain qui s’attaque au pouvoir en place en Egypte.

 

 

보이 프롬 헤븐 마무리

〈보이 프롬 헤븐〉은 단순히 종교나 정치를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구조적 폭력에 대한 매우 시의적절한 문제 제기다. 미스터리와 드라마, 그리고 사회적 통찰을 동시에 담아낸 이 작품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 지금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생각하는 영화 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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