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캐나다·프랑스 합작 드라마 영화 《Bergers》는 도시의 삶을 떠난 광고인의 극적인 인생 전환기를 그린 작품으로, 자연 속 노동의 현실과 인간 관계의 회복을 진솔하게 담아냈습니다. 자본주의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실제 알프스 목동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점에서 평단과 관객 모두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거칠고, 평화롭지만 고단한 산속 삶을 체험하게 해주는 이 영화는 진짜 ‘삶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수작입니다. 본문 말미에는 제 남편 스테판의 솔직한 후기가 이어집니다.
영화 기본 정보
- 제목: Bergers
- 장르: 드라마
- 국가: 캐나다, 프랑스
- 러닝타임: 1시간 53분
- 감독: 소피 드라스프 (Sophie Deraspe)
- 개봉일 (프랑스): 2025년 4월 9일
Bergers 줄거리
광고 회사에서 바쁘고 허무한 삶을 살던 마티아스는, 어느 날 모든 것을 버리고 프랑스를 향해 떠납니다. 도착한 곳은 프로방스의 목장. 낭만과 힐링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고된 육체노동과 고립된 삶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처럼 도시를 떠나온 엘리즈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800마리의 양 떼를 돌보며 트랑스휴망스(계절별 이동 방목)를 함께하게 되고, 험난한 산악 지형을 함께 넘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 마티아스 – 펠릭스 앙투안 뒤발 (Félix-Antoine Duval)
- 엘리즈 – 솔렌 리고 (Solène Rigot)
- 세실 에스프리루 – 길렌 롱데즈 (Guilaine Londez)
- 아흐메드 – 미셸 베니즈리 (Michel Benizri)
- 두두 – 다비드 아야라 (David Ayala)
- 아녜스 텔리에 – 베로니크 루지아 소라 (Véronique Ruggia Saura)
영화 관람 포인트
-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진정성
이 영화는 단지 ‘목가적 삶’을 예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친 자연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고 연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합니다. 양 떼를 따라 이동하며 마주치는 산과 날씨, 동물과의 교감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생존의 무대입니다. - 도시 vs 시골, 진짜 삶은 어디에?
주인공 마티아스는 도심의 안락함 대신 땀과 피로가 흐르는 현실을 택합니다. 이는 단순한 탈도시적 판타지가 아니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여정으로 읽힙니다. - 생존이 아닌 공존
영화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동물,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존’을 강조합니다. 트랑스휴망스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인물들은 점차 ‘생존자’에서 ‘동료’로 성장합니다. - ‘진짜 노동’의 무게
영화는 정치적 은유도 놓치지 않습니다. ‘알프스의 목동이 겪는 고통’과 ‘도시 노동자들의 파업’이 대비되며, 진정한 노동의 가치와 고됨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수상 내역 및 평가
- 🏅 베를린 국제영화제 2025 – 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작
비경쟁 부문이지만 관객들과 평단의 호응이 상당히 높았으며, “도시를 떠난 인간의 정직한 회복기”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 🏆 카르보 영화제 2025 – 관객상 수상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이 영화제에서 실제 양치기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으며 관객상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 🏅 뤼미에르 프랑스 비평가 협회상 – 최우수 남우주연상 후보
펠릭스 앙투안 뒤발은 극 중 마티아스 역으로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감정 표현을 선보여 프랑스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 🏅 세자르 영화상 2025 – 음악상 및 촬영상 예비 후보
공식 노미네이션은 되지 않았지만, 프랑스 영화계 내부 추천작으로 언급되며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Bergers》는 개봉 이후 비평가들 사이에서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자연주의적 연출, 연기 앙상블, 그리고 노동과 인간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로 찬사를 얻었습니다.
스테판 솔직 후기
이 영화는 마티아스 르페뷔르의 자전적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영화입니다. 우리는 대리 경험을 통해 목동의 삶 속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느끼며, 자연과의 교감, 그리고 ‘진짜’ 생태주의를 접하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생태주의는 파리의 보보(부르주아+보헤미안)들이 말하는 그것과는 다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프랑스에서 파업에 익숙한 사람들도 자신들의 투쟁을 다시 생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한 목동의 삶이 21세기 철도 노동자의 삶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Bergers 마무리
《Bergers》는 단순히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향하는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진짜 삶이란 무엇인가, 고요함 속의 고단함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연대, 책임, 그리고 사랑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Mathyas와 Élise가 경험하는 목동의 삶은 낭만적이지도, 꾸며진 자연 예찬도 아닙니다.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우리는 인간의 본성과 자연 사이의 가장 원초적인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복잡하고 빠른 도시의 리듬에 지쳐 있다면, 이 영화는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소리 없이 많은 것을 말하는 산과 하늘, 양떼, 그리고 두 사람의 눈빛은 말로 다 하지 못할 감정을 자아냅니다. 단순한 전직광고인의 시골 정착기가 아닌, ‘삶의 태도’를 묻는 영화. 《Bergers》는 그런 영화입니다.